신용회복경험담

2025.05.02 15:53

이혼 후 무너진 삶, 다시 세워가는 중입니다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5.0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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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평범했던 가정, 예고 없이 무너진 일상

결혼 12년 차에 이혼했습니다. 제 나이는 43살, 중소기업에서 10년 넘게 근무 중인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자녀는 없었고, 맞벌이로 함께 집을 장만하며 미래를 계획했죠. 물론 부부 사이에 다툼도 있었지만, 그래도 함께 쌓아온 세월이 있어 쉽게 무너지진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러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작은 균열이 금이 되고, 결국엔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되더군요. 이혼은 감정만 정리한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재산 분할과 위자료, 공동명의 정리, 남겨진 대출… 저는 그렇게 채무자가 되었습니다.



 

2. 전개: 재산 분할이 남긴 건 빚뿐이었다

아파트는 전 배우자가 가져갔고, 저는 분할 과정에서 위자료 포함 약 7,800만 원의 채무를 떠안게 됐습니다. 당시엔 이혼 자체로 지쳐 있었고, 돈은 나중에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생각이 있었죠. 하지만 막상 혼자 된 후, 월급에서 생활비 빼고 나면 이자를 내기도 빠듯했습니다.

주요 채권자는 은행 2곳, 카드사 1곳이었고, 초기엔 성실히 상환했지만, 점점 연체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무엇보다 심리적으로 너무 무너졌습니다. 이혼이란 단어 자체가 부끄러웠고, 경제적으로 독립했다고 믿었던 제 자신이 너무나 작게 느껴졌습니다.



 

3. 위기: “이렇게 살 바엔 그냥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

결정적인 계기는, 회사에서 연체 사실이 간접적으로 드러난 날이었습니다. 인사정보 관련해서 신용도 자료가 필요했던 상황이었는데, 제 기록이 걸림돌이 된 거죠.
그날 퇴근길에 지하철 계단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있었어요. ‘이젠 끝인가’ 싶은 마음. 정신과 진료도 생각했지만, 우선 눈앞의 이 빚부터 어떻게든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회사 후배가 조심스럽게 개인회생 이야기를 꺼내줬습니다.

처음엔 '나는 진짜 망한 인생이구나' 싶었어요. 상담 예약 버튼을 누르는 것도 한참 걸렸고, 상담실 앞에 앉아 기다리는 내내 가슴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한 걸음이, 제 인생을 바꾸는 시작이었습니다.



 

4. 해결: 법이 내게 준 두 번째 기회

상담을 받은 후 서류를 정리하고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상담부터 인가까지는 약 5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꾸준한 급여와 이혼 사유로 인한 채무라는 점이 반영돼, 법원은 제 개인회생 신청을 받아들여줬습니다.

인가된 변제계획은 매달 31만 원씩 3년간 갚는 조건이었습니다. 총 변제금은 약 1,100만 원으로 확 줄었고, 나머지 채무는 면책(탕감) 대상으로 결정됐습니다.
법원 출석 당시, 판사님은 제게 조용히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를 오래 견디셨네요”라고 말해주셨고, 그 말이 그렇게 따뜻하게 느껴질 줄 몰랐습니다.

진행 중 가장 힘들었던 건 감정적인 부분이었어요. 빚 때문이라기보다, 내 잘못으로 이혼하고 인생을 망친 것 같은 죄책감이 매일같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럴 땐 일기처럼 심정을 기록하고, 상담센터에서 제공한 무료 심리 지원 프로그램도 받아보며 조금씩 회복해갔습니다.



 

5. 결말: 후회 대신 책임을 택했습니다

개인회생 인가를 받은 지 이제 10개월이 지났고, 한 번도 연체 없이 납부 중입니다. 처음엔 ‘남한테 민폐만 끼친 인생’이라는 생각뿐이었는데, 지금은 “그래도 내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있다”는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생활은 여전히 빠듯하지만, 제 삶은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퇴근 후 요가도 시작했고, 주말엔 재무 공부도 하고 있어요. 다시는 무계획하게 돈 문제를 넘기지 않겠다고 다짐했죠.

혹시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이혼이나 관계 파탄으로 인해 삶 전체가 무너진 것처럼 느끼는 분이 있다면,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당신 혼자만 그런 거 아닙니다.
개인회생은 단순히 빚을 탕감받는 제도가 아닙니다. 내가 내 삶을 다시 책임지는 절차입니다. 그 시작이 조금 창피하고 아플 수 있지만, 분명히 삶은 다시 펴집니다. 저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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