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은퇴 후 인생 2막, 사기와의 전쟁에서 다시 희망을 찾기까지
- 최고관리자 20일 전 2025.07.2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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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채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삶
62세, 평생을 일만 하며 살아왔습니다. 은행원으로 정년 퇴직하고, 지금은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아내와 함께 살고 있고, 성인 자녀 셋은 각자 가정을 꾸려나가며 자기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노후는 조용하고 단순할 줄 알았습니다. 적은 월급이라도 꾸준히 일하면서, 손주들 용돈 챙겨주는 재미로 살았죠. 하지만 그런 평온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2. 전개: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퇴직금 일부를 어떻게 불릴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지인을 통해 “고수익 단기 투자처”를 알게 되었습니다. 설명도 구체적이고, 수익 인증 자료도 그럴싸해 보였죠. 처음엔 500만원을 넣었고, 며칠 만에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았습니다. 신뢰가 생기니, 퇴직금 중 2,000만원을 추가로 맡겼습니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연락이 끊기고, 투자금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그 후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보이스피싱에 당했습니다. 경찰을 사칭해 “내 명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되었다”며 돈을 옮겨야 한다고 했고, 당황한 상태에서 3천만원 가까이를 이체해버렸습니다.
순식간에 총 9,200만원의 빚이 생겼고, 그 중 일부는 대부업체와 저축은행에서 고금리로 빌린 돈이었습니다.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고, 매달 150만원이 넘는 이자에 숨이 막혔습니다.
3. 위기: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처음엔 “내가 이걸 왜 당했지”라는 자책과 수치심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아내에게도 몇 달간 숨겼습니다. 그래도 은퇴한 나이에 이 빚을 평생 안고 갈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몰래 법률 상담을 예약했습니다.
가장 큰 계기는 아내가 저 몰래 전기세 고지서를 보고 걱정하던 순간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더는 감출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초지종을 고백했죠. 처음엔 아내도 말문이 막혔지만, 며칠 뒤 조용히 말하더군요. “이왕 이렇게 된 거, 다시 시작하자.” 그 말이 정말 큰 위안이 됐습니다.
4. 해결: 개인회생 진행 과정
개인회생 상담을 받은 후, 모든 서류를 준비하고 법원에 접수하기까지 약 2개월이 걸렸습니다. 법원에서는 제 소득, 나이, 채무 발생 사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변제계획을 인가해주었습니다. 총 채무 중 일부를 탕감받고, 매달 38만원씩 3년 동안 갚는 조건이었습니다.
법원 출석 날은 아직도 기억납니다.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저마다 다른 이유로 거기에 있었겠지만 표정은 비슷했습니다. 다들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저도 창피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돌아보면 그날이 제 인생에서 전환점이었습니다.
처음 몇 달은 빠듯했습니다. 경비원 월급 180만원에서 38만원을 떼어내야 하니 생활이 꽤 팍팍했죠. 그래도 지출을 철저히 통제하면서 아내와 함께 살림을 다시 꾸렸습니다. 손주 용돈을 줄 수 없다는 게 가장 미안했지만, 지금은 이해해주는 가족들 덕분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5. 결말: 현재의 변화와 희망
현재 개인회생 변제 2년 차입니다. 이제 1년 남짓 남았고, 한 번도 연체 없이 꾸준히 갚아가고 있습니다. 신용카드도 사용할 수 없고, 휴대폰 할부도 어렵지만, 오히려 현금 안에서 생활하다 보니 지출 습관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요즘은 경비 근무 중 짬날 때마다 금융사기 관련 기사나 예방 팁을 찾아봅니다. 같은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주변 어르신들에게도 종종 이야기를 나누고요. ‘내가 겪은 일이 누군가에겐 경고가 될 수 있다면, 그것도 의미 있는 일이겠구나’ 싶습니다.
저처럼 인생 후반에 큰 실수를 했다고 좌절하는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망한 인생은 없습니다. 늦었을 뿐,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저도 여전히 가족 곁에서 성실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개인회생은 부끄러운 선택이 아니라, 책임 있는 두 번째 기회입니다. 그걸 받아들이는 용기가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