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입부: 채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삶

결혼 후 저는 대학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며 남편과 두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워킹맘이었습니다. 병동 근무는 늘 정신없었지만, 퇴근 후 아이들이 반기는 웃음을 보면 힘든 것도 다 녹았어요. 집 대출은 있었지만, 맞벌이로 그럭저럭 살 만했죠. 작은 행복에 감사하며 살던 어느 날, 그 일상이 한순간에 무너졌습니다.

2. 전개: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남편과의 관계는 아이가 둘이 되면서 점점 멀어졌고, 결국 이혼이라는 결정을 하게 됐습니다. 아이들 양육은 제가 맡기로 했고, 남편과의 재산 분할 과정에서 위자료와 잔여 대출 정리를 위해 7,800만 원가량의 빚이 생겼습니다. 은행에서 일부 대출을 받았고, 부족한 금액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로 메웠습니다.

문제는 이자가 붙기 시작하면서였습니다. 유치원비, 학원비, 생활비까지 혼자 감당하려다 보니 매달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돌려막기를 하다보니 카드사는 물론, 은행에서도 독촉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아이들이 옆에 있는데도 전화를 피하고, 밤마다 한숨 쉬는 날이 늘었죠. 3년이 넘도록 빠져나올 수 없는 늪 같았습니다.

3. 위기: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결정적인 계기는 큰아이 학예회 날이었어요. 아이가 연습한 노래를 부르는데, 저는 무대가 아닌 스마트폰 속 연체 알림만 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벼락처럼 들었죠. 그날 밤, 아이들 얼굴을 보며 결심했습니다. ‘개인회생이라도 해서 다시 시작하자.’

처음엔 정말 창피하고 무서웠어요. 제가 사회적으로 실패한 사람처럼 느껴졌거든요. 몇 주를 고민하다, 간호사 선배 한 분께 털어놨는데 “아이들 위해서라도 용기내라”는 말이 큰 힘이 됐습니다. 결국 상담을 받았고, 그 첫걸음이 제 인생을 바꾸는 시작이었어요.

4. 해결: 개인회생 진행 과정

상담부터 법원 인가까지는 약 4개월이 걸렸습니다. 처음 서류를 준비할 때는 진짜 막막했어요. 월급 명세서, 채무 내역, 지출 계획서 등 꼼꼼히 준비해야 했고, 아이들 양육비 내역도 포함됐죠.

법원 출석 날은 특히 떨렸습니다. 마치 모든 게 공개되는 기분이었는데, 막상 가보니 저처럼 아이를 둔 엄마, 직장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는 걸 그날 느꼈습니다.

결국 저는 월 36만 원씩, 3년간 변제하는 계획이 인가되었습니다. 원금의 절반 이상이 탕감되는 조건이었고, 아이들을 부양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한 합리적인 결정이었죠.

초기에는 월세, 식비 줄이며 버티는 게 쉽진 않았지만, 매달 성실히 납부하면서 마음의 짐이 조금씩 가벼워졌습니다. 통장을 쥐고 잠 못 이루던 밤들도, 하나씩 사라졌습니다.

5. 결말: 현재의 변화와 희망

이제 1년 반 정도 변제를 마쳤고, 매달 일정하게 나가는 금액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훨씬 평안해졌습니다. 아이들 생일이나 소풍 준비도 미리 계획하며 여유를 찾았고, 다시 웃을 수 있게 되었어요.

제가 가장 크게 느끼는 변화는 **‘무너졌다고 끝이 아니라는 확신’**이에요. 개인회생은 저에게 도망이 아닌, 다시 시작할 기회를 준 제도였어요.

앞으로는 간호사로서 더 전문성을 키우고, 아이들과 작지만 단단한 삶을 꾸려가고 싶습니다. 혹시 저처럼 빚으로 숨이 막힐 것 같은 분이 있다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용기 내세요. 괜찮다고, 정말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꼭 말해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