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밭일보다 무거웠던 마음의 빚, 이제는 조금씩 걷어냅니다
- 최고관리자 7일 전 2025.06.1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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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채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삶 (약 15%)
저는 충청도 농촌 마을에 사는 50세 여성입니다. 남편과 함께 고추, 감자 같은 밭작물을 키우며 살아왔고, 두 자녀는 다행히 서울에서 직장을 잡고 독립해 살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진 않았지만, 자식들 뒷바라지도 마쳤고, 시골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는 데 큰 불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몇 해 전, ‘이대로 농사만 짓다 늙어가도 괜찮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주변에 귀농·귀촌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작은 가게를 시작하는 걸 보며 저도 무언가 시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죠. 결국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2. 전개: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약 25%)
처음엔 시내 근처 작은 상가에 점포를 계약하고, 대출과 카드론으로 초기비용 약 8천만 원을 마련했습니다. 창업비용 대부분은 은행 대출 6천만 원, 카드사 자금 2천만 원이었습니다. 가맹비, 인테리어, 기기 구입 등으로 빠르게 돈이 들어갔고, 여유 자금은 거의 없었어요.
하지만 막상 문을 열고 보니 현실은 냉정했습니다. 동네에 이미 유사한 가게가 많았고, 제가 생각한 ‘본사 지원’도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배달앱 수수료, 월세, 인건비까지 부담이 컸고, 코로나 이후에는 손님도 크게 줄었습니다. 가게 문을 연 지 1년 반쯤 지나자 매달 적자가 200만 원 가까이 났고, 카드 돌려막기가 시작됐습니다.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고, 남은 건 1억 1천만 원이라는 빚이었습니다. 이자만 해도 매달 50만 원이 넘었고, 소득은 다시 농사 외에는 전무한 상태. 집안일을 하다 말고, 새벽녘 밭에 나가 울 때도 있었습니다.
3. 위기: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약 20%)
결정적인 계기는 카드사에서 ‘채무 이행 소송’이 접수되었다는 등기우편을 받았을 때였습니다. 처음엔 너무 놀라서 숨고만 싶었습니다. ‘이 나이에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히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이 컸죠. 자식들에게 알릴 용기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농협에 볼일 보러 갔다가 우연히 상담 창구에서 ‘개인회생 제도’에 대해 알게 되었고, 집에 돌아와 인터넷으로 하나하나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상담을 신청할 때는 온몸이 떨렸습니다. "내가 여기까지 망가졌구나" 하는 자괴감이 컸지만, 상담을 받고 나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는 걸 알고 조금 위로가 되었습니다.
3개월 정도는 계속 고민했습니다. 남편은 “다시 농사 지으면서 갚아보자”고 했지만, 계산기 두드려 보니 10년이 걸려도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저는 개인회생을 결심했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이제라도 시작해야 마음이 살 것 같았습니다.
4. 해결: 개인회생 진행 과정 (약 25%)
서류를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제 빚이 얼마나 심각한지 숫자로 마주하게 됐습니다. 채권자 목록, 소득자료, 농지 소유현황까지 꼼꼼히 정리했고, 시골이라 그런지 법원까지 왕복 3시간이 걸리는 거리였지만, 세 번은 다녀왔습니다.
인가까지는 약 5개월이 걸렸고, 최종 변제계획은 월 21만 원씩 3년간 납부하는 것으로 확정됐습니다. 농한기엔 소득이 없어 불안했지만, 법원이 계절적 소득 편차를 고려해준 덕분에 큰 부담 없이 계획이 수립됐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건 마음이었습니다. “남들 다 잘하는 장사를 왜 나는 못했을까” 하는 자책감, “엄마, 또 돈 문제야?” 할까 봐 자녀들 눈치까지 보였죠. 하지만 남편이 묵묵히 응원해줬고, 어느 순간부터는 ‘다시 살아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5. 결말: 현재의 변화와 희망 (약 15%)
지금은 개인회생 1년 차입니다. 매달 21만 원씩 착실히 납부하고 있고, 더는 카드 돌려막기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숨통이 트입니다. 여전히 농사일은 힘들지만, 빚이 줄고 있다는 생각이 제 손과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줍니다.
자녀들에게도 작년 연말에야 이 사실을 털어놨는데, “엄마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눈물이 나더군요. 창피해서 감췄던 일이, 오히려 가족과의 관계를 더 깊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감사했습니다.
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빚 때문에 삶을 포기하지 마세요. 개인회생은 도망이 아니라 다시 서는 길입니다. 한때는 실패자라고 느꼈던 제가 이제는 매일 하루가 소중합니다. 늦은 건 없습니다. 용기를 내세요. 저도 그렇게 다시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