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발생 전, 평범했던 나의 삶

29세, 스타트업 마케팅팀에서 일하는 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부모님을 부양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지만,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하지만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조금씩 빚을 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생활비 부족으로 신용카드 현금 서비스를 사용했고, 이어서 소액 대출을 받았다. ‘조금만 벌면 갚을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이 나를 점점 더 깊은 늪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점점 커지는 채무, 돌려막기의 늪

대출을 받기 시작한 지 4년이 지나자 내 채무는 총 9천 6백만 원에 이르렀다. 은행 3곳에서 4천만 원, 저축은행 2곳에서 3천만 원, 그리고 대부업체 4곳에서 2천 6백만 원. 처음에는 은행 대출만 있었지만, 기존 대출을 갚기 위해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의 문을 두드렸다. ‘이번 달만 이렇게 넘기면 괜찮아지겠지’라는 막연한 희망을 가졌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매달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내 월급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고, 돌려막기를 하는 것조차 점점 버거워졌다.

개인회생을 결심하게 된 계기

그러던 중 한 달 동안 이자를 내지 못해 대부업체의 독촉 전화가 쏟아졌다. 급기야 부모님이 전화를 받으셨고, 나는 더 이상 숨길 수 없게 되었다. 부모님께 너무 죄송했고,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과 무력감이 밀려왔다. 그렇게 몇 달을 고민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주변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해보기도 했지만, 다들 ‘너무 늦기 전에 해결책을 찾아보라’는 말뿐이었다.

결국, 개인회생이라는 제도를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과연 나도 될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법률 상담을 받아보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상담을 받던 날, 나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드디어 해결할 수 있는 길이 보였고, 더 이상 도망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개인회생 진행 과정

개인회생 신청부터 인가까지 약 6개월이 걸렸다. 법률 상담을 통해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법원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변제계획에 따라 나는 매달 50만 원씩 5년간 변제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법원 출석이었다. 내 재정 상태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두려움도 컸다. 하지만 판사는 내 상황을 이해하며 현실적인 변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인가가 확정되던 날, 나는 마치 새로운 삶을 선물 받은 기분이었다. 물론 앞으로 5년 동안 변제를 해야 하지만, 그동안처럼 빚에 쫓기며 사는 삶은 아니라는 것이 너무도 큰 차이였다.

현재의 변화와 새로운 희망

개인회생을 신청한 후, 내 삶은 많이 달라졌다. 더 이상 빚 독촉 전화에 시달리지 않고, 계획적인 소비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한때는 매일 빚 걱정에 잠 못 이루고, 미래가 보이지 않아 우울한 날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다시 희망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작은 목표들을 세우며 살아간다.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효도를 하고 싶고, 언젠가 다시 경제적으로 독립하여 당당한 삶을 살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는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내 경험을 전하며 용기를 주고 싶다.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

혹시 지금 빚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면, 혼자 끙끙 앓지 말고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는 너무 늦게 결심했지만, 만약 더 일찍 개인회생을 알았다면 불필요한 고통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빚은 숨긴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용기를 내어 해결 방법을 찾을 때, 비로소 삶이 달라진다.

다시 시작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무너진 삶을 다시 세우려는 용기가 더 중요하다.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나처럼 한 걸음 내딛어보길 바란다. 우리는 모두 다시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