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2025.05.08 15:37

내 인생을 걸고 다시 시작합니다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5.0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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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채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삶

스타트업을 시작한 건 20대 중반이었습니다. 개발자를 친구로 두고 있던 덕에 작지만 똘똘한 팀을 꾸렸고, 초기엔 정부 지원사업도 잘 풀리며 꽤 괜찮은 출발을 했습니다. 주말도 없이 일했지만, 매일이 새로웠고 성장하는 느낌이 있어 힘들지 않았습니다.

처음 매출이 들어왔을 때, 저는 “이제 내 인생도 올라가겠구나”라는 생각에 들떴고, 그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과한 자신감과 성취감이, 작은 실수들을 허용하게 만들었죠.



 

2. 전개: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회사가 조금씩 성장하자, 어느새 주위에서 "대표님" 소리가 따라붙었고, 나도 모르게 허세가 생겼습니다. 사업 스트레스를 풀 겸 친구들과 카지노에 간 게 시작이었습니다. "운 좋으면 돈 좀 벌 수 있다"는 생각이, 순식간에 습관으로 굳어졌습니다.

처음엔 소액이었습니다. 30만 원, 50만 원... 그러다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도 손을 댔고, 이겼을 땐 더 욕심을 냈고, 졌을 땐 되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대출까지 했습니다. 저축은행에서 시작된 대출은 곧 대부업체 3곳으로까지 늘어났고, 어느새 채무는 6,500만 원을 넘겼습니다.

이자만 월 80만 원이 넘게 나가면서 회사를 운영할 여유는 점점 사라졌고, 급기야 직원들 월급이 밀리기 시작하자 팀원들이 하나둘 회사를 떠났습니다.



 

3. 위기: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결정적인 계기는 어머니의 병원비를 내지 못했던 날이었습니다. 수중에 돈이 하나도 없었고, 카드도 정지돼 있었죠. 제가 만든 빚 때문에 가족에게 피해를 주기 시작하자, 그때서야 심각성을 깨달았습니다.

개인회생을 고민한 기간은 약 두 달. 주변엔 말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았습니다. 그러다 한 동료 창업가가 조심스레 얘기해줬습니다. "너처럼 도박으로 무너졌다가 회생한 사람, 생각보다 많아. 이건 끝이 아니야."

그 말이 용기 됐고, 결국 상담을 신청했습니다. 상담실 문을 처음 열던 순간, 자존심이 무너지는 듯했지만 한편으론 처음으로 '내가 살고 싶어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4. 해결: 개인회생 진행 과정

상담부터 법원 인가까지는 약 6개월이 걸렸습니다. 제 수입이 일정치 않다는 점이 어려웠지만, 현재 소득과 예상되는 매출을 기준으로 월 22만 원씩 3년간 변제하는 계획을 제출했고, 다행히 법원에서 받아들여졌습니다.

도박 관련 채무는 무조건 면책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진심을 담은 반성과 재발 방지 계획을 성실히 제출했습니다.

법원에 출석했을 땐 심장이 쿵쾅거렸습니다. 판사님 앞에서 제 잘못을 말할 때는 부끄러움에 눈물이 날 뻔했지만, 정직하게 말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믿었습니다.

인가가 떨어졌을 때, 처음으로 한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물론 변제는 시작일 뿐이고, 절대 쉽지 않았습니다. 불규칙한 수입과 외부의 유혹은 계속 있었지만, 도박 앱을 전부 삭제하고, 심리상담도 받으면서 조금씩 제 삶을 되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5. 결말: 현재의 변화와 희망

지금은 회생 1년 차입니다. 매달 변제금을 꼬박꼬박 내고 있고, 작은 사이드잡을 병행하며 수입을 안정화시키는 중입니다. 무엇보다 제 자신을 다시 믿기 시작했고, 더는 돈에 취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도 다시 작게 재시작했지만, 이번에는 허세 없이, 하나하나 꼼꼼히 밟아가고 있습니다. 과거의 잘못이 제 인생을 덮지는 못할 겁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이 있다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이 어떤 이유로든 채무를 지고 있다면, 절대 혼자 감당하지 마세요. 개인회생은 ‘실패자’의 제도가 아니라, 다시 살기 위한 ‘정직한 약속’입니다. 저도 그 약속을 지키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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