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그림을 그리기 위해, 도박을 끊고 다시 일어섰습니다
- 최고관리자 14일 전 2025.07.3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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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채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삶 (약 15%)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한 지 5년쯤 됐습니다. 20대 후반에 디자인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독립했죠. 수입은 들쭉날쭉했지만, 게임 캐릭터 외주나 웹툰 프로젝트가 들어오면 한두 달은 여유롭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서울 외곽의 반지하 원룸에서 지내며 밤엔 그림 그리고, 낮엔 카페에서 스케치하며 시간을 보냈죠. 적은 돈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이었습니다. 단, 외로움과 불안정한 수입은 늘 그림자처럼 따라붙었습니다.
2. 전개: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약 25%)
문제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시작한 스포츠 도박이었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흥미로 시작했죠. 친구가 보여준 승부 예측 앱에서 몇 번 잭팟이 터지자 ‘이걸로 잠깐 수입 메우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순간, 도박은 제 일상이 되었고, 그게 진짜 직업처럼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수입이 들어오면 일보다 도박부터 먼저 생각했습니다. 잃은 돈을 만회하겠다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대부업체에서 소액 대출을 받기 시작했죠. 갚지 못하면 또 다른 곳에서 돌려막고… 그렇게 2년 8개월 사이, 채무는 6,500만 원까지 불어났습니다. 대부업체 3곳, 저축은행 1곳. 이자만 한 달에 70만 원 이상 나가는데, 수입은 그보다 적은 달도 많았습니다.
그림은 더 이상 즐겁지 않았고, 오히려 도박을 위한 수단처럼 변질됐습니다. 밤샘 작업은 당연하고, 불규칙한 식사, 수면 부족, 불안감… 몸과 마음이 동시에 무너졌죠.
3. 위기: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약 20%)
결정적인 계기는 모친의 건강 악화였습니다. 몸이 안 좋아져 서울 병원에 오셨는데, 입원비를 제가 못 내는 상황이 되면서 친척에게 손을 벌려야 했습니다. 너무 부끄럽고 괴로웠어요. ‘내가 뭘 위해 살고 있지’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고, 그날 처음으로 모든 걸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개인회생을 알아보는 데까지 약 2개월이 걸렸습니다. 이건 정말 최후의 수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망설임도 많았죠. 하지만 SNS에서 비슷한 일을 겪은 일러스트레이터의 개인회생 경험담을 보고 용기를 냈습니다. 상담을 예약하던 날은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고, 상담실 문을 열면서도 ‘내가 이렇게까지 떨어졌구나’ 하는 자괴감이 컸습니다.
그런데 상담을 받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습니다. 나 같은 사람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 말에 처음으로 희망이 보였습니다.
4. 해결: 개인회생 진행 과정 (약 25%)
개인회생 절차는 생각보다 복잡하지만, 체계적이었습니다. 서류 준비, 진술서 작성, 소득 증빙 등 여러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야 했습니다. 도박으로 인한 빚이라 더 까다롭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변제 의지를 강하게 표현하고 도박을 중단한 사실을 증명하니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접수 후 약 4개월 만에 인가 결정을 받았습니다. 월 변제금은 30만 원, 3년간 갚는 계획이었습니다. 총 채무의 절반 이상은 탕감되는 구조였죠. 법원 출석 당시에는 긴장했지만, 판사님과의 질의응답은 짧고 간결했습니다. 그날은 정말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살아도 되겠다’는 안도감이 온몸을 감쌌습니다.
그 이후로는 무조건 성실히 갚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도박 앱은 전부 삭제했고, 심리상담 프로그램도 병행했습니다. 식비 줄이고, 외식 끊고, 친구들과의 모임도 잠시 멀리했습니다. 그 모든 노력은 ‘다시 그리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된 거였어요.
5. 결말: 현재의 변화와 희망 (약 15%)
현재는 개인회생 1년 6개월째입니다. 매달 빠짐없이 30만 원씩 상환 중이고, 그림 일도 점차 안정되어 가고 있습니다. 최근엔 해외 클라이언트와 장기 일러스트 계약도 체결했고, 오랜만에 개인 포트폴리오도 새롭게 정리 중입니다.
과거에는 돈을 위해 그림을 했지만, 지금은 그림을 통해 사람들과 다시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아요. 삶의 중심이 다시 ‘나’와 ‘작업’으로 돌아온 거죠.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 도박으로 인해 인생이 무너졌다고 느끼시는 분이 있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이 바닥이라고 느끼는 그곳이 끝이 아닙니다. 용기 내어 손을 뻗으세요. 제게 개인회생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습니다.